전자기기 근황 : 애플 감성에 미쳐간다

일상 2022.03.16 댓글 방동

목차

    한국에 온 지도 어느덧 8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여전히 백수 생활로 돈 벌이 없이 버티고 버티는 삶입니다만, 소유욕마저 견디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아서 결국 무언가 사고 말아버린 이야기입니다. (+ 당근마켓도 열심히 달린 이야기)

     


     

    1. 에어팟 3세대 : 오픈형 이어폰의 탑 (249,000 KRW)

    아이폰 유저라면 이만큼 훌륭한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은 없죠. 에어팟 1세대, 2세대는 동일한 폼펙터였지만 3세대부터는 더 미니해지고 공간음향을 탑재하면서 신비로운 경험을 보여줍니다. 에어팟 프로라는 훌륭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도 있었지만, 저는 인이어 방식의 이어폰을 좋아하지 않아서 무조건 오픈형 이어폰만을 찾고 있었고 그것에 적합한 것이 에어팟이었습니다.

     

    에어팟 2세대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던 시기였는데 3세대를 한 이유는, 아무래도 폼펙터가 바뀌면서 생기는 신세대의 감각. 두 번째로는 기왕 사는 거라면 최신 모델이 아무렴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문화상품권에 포인트 먹여서 170,000KRW에 구매한 에어팟 3세대는 정말 만족스러운 음질과 경험을 체험하게 해줬습니다.

    이 시대의 최고의 오픈형 이어폰이 아닐까 싶다.

    에어팟 1세대를 사용한 입장에서, 저음부가 정말 많이 향상되어서 오픈형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들더군요. 또한 헤드트래킹 공간음향은 다른 애플 기기를 통한 동영상 재생에서 신기한 기능이었습니다. 착용 후 머리 방향에 따라 영상 소리가 재생 기기에서 흘러 나오는 듯이 음향이 들리는 것인데, 이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이 지연없이 즉각적이고 섬세해서 너무나도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정가 그대로 주고 구매해도 후회없을 현대사회의 필수품이라 생각이 드네요!

     

     

    2. 아이패드 프로 10.5 : 이제는 안녕. (ft.당근마켓, 410,000KRW)

    2017년에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 2번째이자 프로에서는 유일한 10.5인치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에어와 다르게, 프로모션 디스플레이(120hz), 쿼드 스피커의 강력한 출력이 특징입니다. 2019년, 리셀러 시장에서도 물량이 사라지려는 무렵에 저렴하게 구입한 아이패드 프로 10.5는 2022년까지 약 2년 반 가까이 사용하며 다양하게 사용해왔습니다. 듀얼모니터, 웹캠, 훌륭한 동영상 머신, PDF리더, 간단한 필기, 낙서로 정말 많은 역할을 수행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훌륭한 기기를 판매하게 됐습니다.

    구매 당시 골드밖에 남아 있지 않았던 색상. 당근마켓에 올리기 전에 전체 샷...

    1) 키보드 타이핑을 위한 아이패드는 없다.

    아이패드에서는 필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애플펜슬이 있으나, 이외의 생산성 도구나 앱에서는 강력하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특히 글이나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에게는 키보드가 중요한데 키보드에 적합한 디바이스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키보드가 내장된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 같은 경우도 가격 및 성능면에서 노트북에게 밀리는 점과 iPadOS가 추구하는 앱들은 문서작성 및 키보드 작업에는 특화되어 있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술할 노트북을 구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이패드의 필요성이 사라졌습니다.

     

    2) 세상은 USB-C로 가는 중이다.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 3번째인, 11인치 모델부터는 USB-C 타입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아이패드 미니, 재작년엔 아이패드 에어의 폼펙터가 변하면서 USB-C를 채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에 대한 흐름은 아이폰에게도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것이라는 생각에, 정리하려면 지금이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아이패드 엔트리모델을 제외하고는 이제 애플펜슬 2세대.

    애플펜슬 1세대와 2세대는 충전방식, 연결방식이 다른 점이 큰 특징입니다. 기능 및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애플펜슬 1세대를 쓰던 아이패드 시리즈들이 2세대로 변경되면서 USB-C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이제는 1세대의 마지막이 온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함께 애플펜슬 1세대와 같이 판매했습니다.

     

    또 하나의 개인적인 이유(TMI)는, 애플펜슬 1세대는 전 여자친구가 사준 액세서리입니다.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리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 동안 잘 썼습니다, 애플펜슬.

     

     

    3. M1 맥북 에어 13인치 : 이걸 왜 이제 샀지?

    위에서 아이패드를 판매한 이유의 가장 큰 이유, 바로 노트북을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M1 프로세서는 애플 실리콘의 첫 프로세서로 그야말로 노트북 시장의 대격변을 부른 주인공이죠. 2020년말에 출시한 M1 맥북에어는 출시 당시까지는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놀라운 프로세서의 성능과 배터리 효율 그리고 애플 맥 시리즈에선 있을 수 없는 가격으로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변화에 유튜브에는 찬양과 실사용자들의 감탄하는 리뷰로 가득찬 것을 보고 아이폰, 아이패드를 쓰는 입장에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MacOS는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등에게 최적화된 앱들이 많습니다. 일반사용자가 사용하기에는 대다수 Windows 사용자입장에서는 "굳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서로의 운영체제는 호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용목적에 분명한 방향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사용자에게는 그런 명분이 부족합니다. 저 또한 그런 입장이었기 때문에 맥북은 사치품으로 분류해두고 언젠간 경제사정이 나아지면 사보자는 마인드였습니다.

    생각보다 묵직한 패키지지만 꺼내보면 정말 슬림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

    하지만 M1 맥북 에어는 일반사용자들에게도 도전의 명분을 만들어 주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배터리효율,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맥북의 가격입니다.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한 휴대성과 배터리효율은 맥북을 따라올 자가 없게 됐습니다. 충전 없이도 웬만한 작업을 12시간 이상할 수 있으며, 슬림한 디자인과 결코 무겁지 않은 1.2kg~1.4kg, 아이패드와 스마트 키보드 세트 가격이랑 다를 것 없는 역대급 저렴한 가격! 이런 점에서 맥북 에어는 도전할 만한 환경을 조성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하면서 그 동안 20여년간 사용한 Windows와 다른 시스템 체계와 단축키들이 낯설고 어렵지만, 배우는 재미와 아이폰과의 놀라운 연동성 그리고 애플 생태계에 이미 담고 있는 이용자로서는 이보다 훌륭한 경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는 예쁘고 가격이 저렴해 입문했다가 너무 불편하고 어려워서 포기한 사례도 있었지만 배우고자 하는 자세만 있으면 어렵기보다는 오히려 편리하고 놀라움의 연속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다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외부모니터 HiDPI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 보조 컴퓨터로서는 최고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블로그도 또한 맥북으로만 작성하고 있습니다. 감성 충만해지기 너무너무 좋은 맥북! 블로그와 딱입니다.(?)

     

     

    4. 두들잇 애플 접지 덕헤드 : 가격만큼 보장하는 퀄리티

    애플 충전 어댑터는 애플 제품을 쓸 때 가장 안정적인 충전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서드파티 충전 어댑터들이 정말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제품에 부담을 주지 않는 안심할 수 있는 충전 어댑터는 정품 어댑터입니다. 그러나 정품 애플 어댑터에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접지가 되지 않아 충전 시, 인체에 전류가 느껴질 수 있고 기기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문제까지 발생하지 않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터치가 잘 인식되지 않거나, 오디오에 화이트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이 가장 크게 체감되는 것은 맥북을 충전하면서 사용할 때입니다.

    중앙에 금속과 하단 금속부분이 잔류나 누전을 막아주는 접지

    맥북은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 전류가 흐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충전하면서 사용하면 잔류가 전해져서 맥북을 만질 때 찌릿찌릿 혹은 부들부들한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거북한 느낌이 들어서 쓰는 동안 신경 쓰일 수 있는데 제가 딱 그런 느낌을 받아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접지 덕헤드를 구매 했습니다.

     

    가격은 생각보다 좀 나가는 22,300 KRW (배송비 포함). 그렇지만 실제로 배송 받아 보니 마감도 좋고 장착했을 때, 정품 어댑터와 일체감도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이게 특허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업체에서는 이런 제품을 개발/판매 하고 있지 않아 유일한 접지 덕헤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 정도 가격이면 다른 서드파티 충전 어댑터를 사지."라고 말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애플 정품 충전 어댑터'를 쓰고 싶다! 라는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퀄리티나 기능성에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 제품인 것 같아서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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